CASE No.067
사건 파일 · 2026-09-12
막차가 끊긴 뒤에도 불이 켜지는 속기사 사무소 ‘야문’. 소장 오문정은 밤마다 자리를 빌려 쓰는 여섯 속기사의 대여료 정산 서류를 걷었습니다. 그중 한 장에는 받지도 않은 돈을 받았다는 자신의 서명이 있었습니다. 오늘 낮 타자기들을 청소하면서 영문 키캡 몇 개가 뒤섞였습니다. 문정은 정산 전에 모두에게 같은 시타행을 치게 했고, 그 행은 서류 맨 위에 남았습니다. 위조 영수증에서는 그중 두 글자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. 퍼스가 문정의 속기 쪽지를 내려다봤습니다. “짧은 획과 긴 획은 남았는데, 어디서 한 글자가 끝나는지는 없네요.”
오문정 · 58세 · 피해자 · 야문 속기사 사무소 소장 · 여성
문정의 영문 속기 약호
같은 획으로 시작해도, 같은 키는 아니다.
문정이 영문 키 이름을 받아 적을 때 쓰는 사무소 내부 약호다. 모스 부호나 일반 영문 암호가 아니다. 0은 짧은 획 하나, 1은 긴 획 하나다. 각 키는 아래 문자열 전체로 적는다. 약호표 시작 A = 0 B = 1 C = 01 D = 10 E = 001 F = 110 약호표 끝 키를 여러 번 부르면 그 약호들을 부른 순서대로 이어 쓴다. 키 사이의 구분 표시가 따로 있었지만, 이번 쪽지에서는 그것만 판독할 수 없다. 획 자체는 빠지거나 추가되거나 바뀌지 않았다. 키의 반복이나 생략은 가능하다. A부터 F까지를 전부 한 번씩 써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.
구분이 사라진 시타 쪽지
맨 앞에서 맨 끝까지, 획은 그대로 남았다.
청소를 마친 뒤 문정은 영문 키 이름을 불러 주며 자기 약호로도 적었다. 여섯 사람은 각자 자기 정산 용지 맨 위에 그 시타행을 쳤다. 감식실은 쪽지의 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음과 같이 옮겼다. 복원 신호: 011101101101001110010 이미지에서는 읽기 편하게 줄만 바꾸었다. 위에서 아래로, 각 줄에서는 왼쪽부터 읽는다. 줄바꿈은 키 경계가 아니며, 신호의 중간에서 읽기 시작하거나 뒤집지 않는다. 여섯 사람은 문정이 부르는 키캡 글자를 눈으로 찾아 그대로 눌렀다. 평소 손가락 자리대로 치거나, 종이에 원하는 글자가 나올 때까지 고쳐 치지 않았다. 각 타격은 종이에 글자 하나를 남겼고, 건너뛴 타격·공백키·겹쳐치기·고쳐치기는 없었다. 문정이 직접 여섯 사람의 손을 확인했으므로 시타행의 입력 실수는 없다.
따로 적어 둔 시타 확인
타수계, 사용 집계, 순서 메모, 반복 메모는 서로 다른 기록이다.
쪽지와 별도로 남은 정확한 확인 기록이다. 타수는 0·1 획 수가 아니라 누른 키의 수다. 순번은 첫 타격부터 센다. 타수: 12회 A: 1회 금지 순서: B 뒤의 C 같은 키: 4번째 = 8번째 ‘B 뒤의 C’가 없다는 말은 B를 한 번이라도 누른 뒤에는 C를 누르지 않았다는 뜻이다. 바로 다음 타격만의 이야기가 아니며, 두 글자 중 하나를 쓰지 않은 경우에도 이 기록에는 어긋나지 않는다. 같은 키 기록은 키캡에 쓰인 글자가 같다는 뜻이다. 이 네 기록 이외에 글자별 횟수나 단어의 뜻에 관한 조건은 없다.
여섯 타자기의 청소 후 시타지
키캡의 이름과 종이에 찍힌 글자를 혼동하지 말 것.
키캡만 뒤섞였고 활자 자체는 정상이다. 각 타자기에서 A~F 키캡 여섯 개는 서로 다른 A~F 활자에 하나씩 연결되어 있다. 다른 키는 이번 시타에 쓰지 않았다. 문정은 같은 밤, 키캡을 A B C D E F 순서로 눌러 실제로 찍히는 글자를 아래처럼 확인했다. 이 표의 각 행은 사람의 암호나 그 사람이 친 문제의 시타행이 아니라, 그 타자기의 여섯 키 대응을 모두 보여 주는 시험 결과다. 시험 입력: ABCDEF 강태오: CBAEFD 문서린: AECDFB 백준서: CBDFAE 정이현: AFCBDE 류도겸: BDCEAF 한소윤: CEADFB 이 시험부터 서류 회수까지 키캡이나 활자의 연결은 바뀌지 않았다. 각자는 자기 자리의 타자기만 썼다. 문정이 기록한 실사용자 이름이며 타자기의 소유자 명부가 아니다.
위조 영수증의 남은 활자
서명은 가짜였고, 시타행에는 두 자리만 남았다.
회수한 여섯 정산 용지 중 한 장의 영수란에만 ‘대여료 전액 수령’이라는 문장과 오문정의 위조 서명이 적혀 있었다. 나머지 다섯 장은 지시대로 영수란이 비어 있었다. 문정은 누구에게도 돈을 받거나 영수란 작성을 허락하지 않았다. 이 사건에서 찾는 사람은 그 한 장을 꾸며 제출한 단독 위조자다. 그 용지의 맨 위 시타행은 지우개로 지웠지만, 인쇄된 자리 표시 덕분에 두 글자의 순번은 확정된다. 남은 활자: 1번째 = C 남은 활자: 10번째 = E 나머지 자리의 글자는 판독 불가다. 지워진 부분의 희미한 모양·지움 세기·글자 폭으로 추가 추론할 수 없다. 살아남은 두 활자는 덧쓰거나 바꾼 흔적이 없으며 처음 친 시타행의 글자다. 시타 직후 여섯 사람은 각자 그 용지 한 장을 들고 자기 자리에서 정산 내용을 적었다. 문정은 가운데 책상에서 이들을 지켜봤다. 칸막이 때문에 각 영수란에 무엇을 쓰는지는 못 봤지만, 용지·타자기·필기구를 다른 사람에게 건네거나 다른 용지를 꺼낸 사람은 없었다. 완성한 용지는 본인이 직접 회수함의 투입구에 넣었고, 문정이 모두 끝난 뒤 처음으로 함을 열었다. 함 안이나 제출 뒤에 손을 댄 사람은 없다. 빈 용지를 받을 때부터 제출할 때까지 각 용지를 다룬 사람은 배정된 본인뿐이다. 문정은 누가 어느 용지를 넣었는지 순서를 기록하지 않았고, 위조 영수증에는 제출자의 이름이 없다. 외부인·공모·대필은 없다. 따라서 이 용지의 시타행을 친 사람은 남이 만든 영수증을 우연히 들고 있던 사람이 아니라, 자기 용지의 영수란을 위조해 직접 제출한 사람이다.
강태오 · 32세 · 야간 속기사 · 법률 진술 녹취 · 남성
문서린 · 41세 · 야간 속기사 · 구술사 채록 · 여성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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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이현 · 35세 · 야간 속기사 · 인터뷰 전사 · 여성
류도겸 · 44세 · 야간 속기사 · 방송 대본 정리 · 남성
한소윤 · 49세 · 야간 속기사 · 출판 구술 원고 · 여성
여섯 사람 모두 같은 시타 지시를 받고 자기 타자기와 자기 정산 용지로 작업했다. 직업·표정·옷·대여료 다툼만으로는 지목할 수 없다. 청소 후 시험은 실제 눌러 본 키 대응이며, 문제의 시타행을 해독한 다음 남은 활자가 어떻게 찍히는지 따로 확인해야 한다.